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짧게 누리지 마라.
홍수연씨는 ‘이웃린치과’ 원장이다. 베트남평화의료연대에서 진료활동을 하였고, 마을 사람들과 연대하여 ‘작고 가난하게 함께 살아가기’를 연습하는 동네 아줌마다.
그녀가 출제한 ‘인생기출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은 무엇일까요?
2. 당신이 살면서 필요한 돈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3. 당신은 친구와, 이웃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습니까?
그녀는 자신의 대학생활을 「인생기출문제집1」에 이렇게 적었다.
“대학 입학 후 3년 동안 매일 아침 등교하여 명상, 학습(다양한 독서 혹은 사회과학 세미나 준비, 전공공부는 절대 아님)에 몰두. 오후에는 학교 안에서 각종 동아리를 돌아다니며 놀았고, 저녁에는 거리에서 시위를 하거나, 돈벌이. 주말에는 야학. 올림픽 전후로 노동자 대투쟁 등이 진행될 때 학교 다니는 게 너무 괴로워서 가출(?)하고 인천에 있는 공장에 취업. 2년 동안 두 곳의 공장에 다니고, 노동조합 같은 것도 만들고, 처음으로 나이트클럽 같은 데도 따라다니고, 파업해서 구치소에 끌려가기도 하고...”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20대는 인상 깊다. 그녀의 나이는 잘 알지 못하지만, 조심스레 80년대에 대학을 다녔을 거라고 짐작해본다.
그리고 그녀의 삶이 나에게 깊숙이 다가왔다. 나도 이런 삶을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녀가 출제한 인생기출문제 1번의 답은... 짐작컨대 ‘의사’인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존재의 소멸이 궁극적 목표가 되는 직업이 바로 의사라고 했기 때문이다. 결국 병이 없는 사회, 의사가 없어도 되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단순히 의사 개인이 돈을 매개로 의료소비자 개인의 질병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아우르며 돌봐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동네 병원에서 몇 명의 직원들과 하루 종일 환자를 대상으로 돈벌이만 한다고 느껴지는 일반적인 의사의 이미지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위해 ‘사적 부문에 있는 공익적 비영리 법인’ 이웃린치과를 개원하였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최고의 진료서비스를 기본으로, 많이 가진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진료비를, 없는 사람에게는 무료진료를 하는 차등진료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똑같은 두 개 세트의 병원에 한쪽은 최고의 진료비를 받고, 다른 한쪽은 무료진료를 하고 있는 인도의 아라반드 안과병원을 모델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웃린치과는 유료진료 닷새에 무료진료 하루의 구조로 운영된다. 그녀는 말한다.
“오일간의 진료 수익으로 충분히 나머지 하루를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치과의사의 경우 쓸데없는 곳에 과욕을 부리지 않는 한 정직한 노동을 통해 얻는 수입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다른 사람들과 나눌 만큼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또 말한다.
“당신은 하루에 몇 끼를 먹습니까? 열 끼, 스무 끼를 먹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세 끼면 하루를 살 수 있고, 매일매일 명품으로 치장하고 다녀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성공해야 하는 획일적인 삶이 일반적이고 옳은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보일 겁니다. 하루 세 끼를 먹는 똑같은 사람이지만, 이왕이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다른 삶을 택하는 용기를 지닌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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