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이 평온하고 행복한 사람은 나이드는 것에 결코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 성격의 소유자에게는 젊음도 늙음도 똑같은 짐이다.
"역사란.. 我와 非我와의 도전과 응전"
올해는 20세기 최고의 역사가 토인비 박사와 이케다 SGI회장의 대담이 있은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 대담은 "21세기를 여는 대화"라는 제목으로 현재까지 28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지식인들 사이에서 애독서로 자리잡았다.
그 역사적인 대화를 기려 이번에 서울시립대의 김대환 교수가 화광신문에 칼럼을 게재해 주셨다..(화광신문 3월 23일자 12면)
대학생 시절.. 일조각에서 출간된 초판을 읽은 적이 있는 나로서는 이 칼럼이 무척 반가웠다.. 또, 김대환 교수님으로 말하자면,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 한국SGI의 부대학부장으로서 나에게 멘토의 역할을 해주신 분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쨋든.. 동서양의 전혀 다른 종교적 풍토를 짊어진 두 거장이 만나 세기말적 풍토에 대하여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은 정말로 신선한 충격이다..
칼럼자 김대환 교수님도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칼럼에서 인상깊은 부분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전혀 다른 종교적 전통에 입각한 문화에 익숙한 두 대화자가 허심탄회하게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며 전지구적 문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전개해 나간다. 종교적 관점에서 서로 이질적인 부분도 있으나, 결국 인간을 그 근저에 두고 대화가 합치해 가는 과정은 아름답고, 배워야 할 대화의 자세이다.
2. 독일의 법철학자 지펠리우스는 서구에 민주적 법치국가를 탄생시킨 17세기 계몽주의 사상이 바로 종교적 억압에 대한 저항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일찌기 종교개혁시대에 교황의 권위에 저항하면서 "우리는 신의 말씀과 모든 성사(聖事)에 있어서 동등한 권한을 가진다" 라고 선언한 루터의 사상과도 연결된다.
3. 18세기 대표적 계몽주의 작가인 레싱이 '어떤 종교를 진정한 종교로 믿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의 대표적 희곡인 '현자 나탄'에서 재판관의 입을 빌어 "인간은 우선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인간적인 삶을 살지 않으면 그 진리나 종교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이것은 인간성 발현의 궁극이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성 회복이 바로 종교적 권위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되었다는 역사적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이 역사적 아이러니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바로 종교의 중심에 '인간'을 놓는 것이다.
4. 우리가 현재 지구적으로 맞이하고 있는 위협 중의 하나가 바로 환경파괴에서 비롯된 종말적 위협이다. 이것은 삼라만상에 대한 인간의 오만이 빚어낸 것이므로, 이제는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적 생활의 체계가 인간을 포함한 자연 전체로 확산되지 않으면 안된다.
1993년 이케다 SGI회장이 하버드대학교에서 강연한 '21세기 문명과 대승불교'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인류문명에 공헌할 수 있는 대승불교의 탁월한 식견 중 하나로써, '인간복권의 기축'으로서 그 작용이 가능하다는 것.. 대승불교야말로 전 인류의 마음 속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신앙'과 그 맥을 같이 하며, 특정 종교가 아닌 '종교적인 것'의 긴요성을 강조한 철학자 '듀이'의 사상과도 그 맥을 같이한다는 점...
오래 전 읽은 이 최고의 교양서를 다시 한번 뒤적이며, 그리운 젊은날로 잠시 되돌아가 회상에 잠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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