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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이야기/사회

죽음의 에티켓

2019.12.14(토), 맑음

죽음의 전 과정을 파헤쳐보고자 했다는 저자의 말에 읽기 시작했다.

죽음에 대한 철학적 내용은 빈약하고,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은 구구절절 길다. 죽음의 과정,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인상깊은 부분 몇 군데 적어본다.

전문가들이 말하기를 임종을 앞둔 이에게는 죽음이 임박했다고 말해주는 게 좋다고 한다.

사실 죽음은 너무 멀리 있었다. 그건 언제나 다른 사람의 죽음일 뿐, 단 한번도 나의 죽음이었던 적은 없었다.

중환자는 온통 침묵으로만 둘러싸일 때가 많다. 서로를 위한 배려심? '자비로운 거짓말'? 하지만 '자비로움'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시간끌기, 달아나기, 미화하기. 그런 건 모두 소용없는 짓입니다.

죽음을 부인할 때 공범은 당신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테니까요. 당신은 죽고 싶지 않고, 의사는 죽음에 대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으니 당신과 의사는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만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당신의 입지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젠 사람들이 당신에게 다르게 반응하기 시작한 거예요. 말로, 행동으로, 그리고 생각으로. 특히 은밀한 배려라니!

이 허둥대는 은폐. 마치 모두가 갑자기 당신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법을 까먹은 듯 합니다. 개중에는 피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당신을 상대하는 일이 너무 버거운 일이라서 그렇겠죠. 도울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이기도 하고요. 전화도 하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습니다. 마치 겨울이 오면 떠나버리는 제비들처럼 말입니다.

물론 좀 아프고 괴롭겠지만 오히려 그 편이 낫습니다. 두려움에 빠지지 않고는 당신을 쳐다볼 수 없는 그런 사람들 따위는 이제 필요 없습니다.

자꾸만 찾아와 괴롭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이 상황이라면 누군가 자신을 찾아와주면 좋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케이크와 꽃, 진심이 담긴 편지, 그들은 마치 자기 자신인 양 당신을 살하게 보살핍니다. 그러나 아무리 선의에서 그러는거라 해도 고집스럽게 그들과 거리를 두는게 좋습니다. 여기 이 문제가 오로지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착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 문제, 죽음은 오로지 나 그리고 당신의 문제라는 사실을요.

 

첫째, 과소평가하기 --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기'

둘째, 스승 스타일로 교훈주기 -- 너의 병을 귀중한 경험으로, 일종의 생존 훈련으로, 육체 외의 정신과 영혼을 위한 훈육으로 보는 태도. 모든 것에는 깊은 뜻이 있나니, 이제 좀 그것을 깨달으라는 식.

셋째, 해법 제시 -- 당신을 구할 수 있는 길을 예견하고, 당신의 병을 고칠 요법을 안다고 주장. 마인드컨트롤이나 기도문 같은 것. 만약 그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애석한 일이 될테고 치유는 오직 당신 자신의 손에 달렸다며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렸으니 결코 굴복하면 안된다고 말함.

"건강한 사람들이 자신 위에 올라 앉아 재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죽음 앞에 있는 사람과 마주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지금 내 기분은 언짢은가? 답답하거나 절망적이고 무기력한가? 환자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가?

그런데 왜 이런 감정이 엄습하는가? 죽어가는 이가 나에게 소중해서?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 역시 언젠가 이러한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걸 상기시키기 때문에? 언젠가는는 죽음이 나에게도 닥칠 일이라는 진실이 떠오르기 때문에?

어떤 감정이 내 안의 진실에서 생겨난 감정이고 어떤 감정이 죽어가는 사람에게서 생겨난 감정인지 따로 분리하는게 좋다.

 

죽음 직전의 시간과 죽음 뒤의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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