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캠퍼스에 창립자를 모시자!!
소카대학교는 이제 곧 첫 여름방학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창립자가 대학을 방문해 주기를 염원했다. 개교 이래로 야마모토 신이치가 창립자로서 공식적으로 대학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느 날, 한 남학생이 수업이 끝난 뒤에 교원에게 그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교원의 입에서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이 튀어나왔다.
"창립자가 대학을 방문할 필요는 없잖아요. 교육이나 학문 연구는 교원들이 책임지고 하고 있으니까..."
그 자리에는 함께 있던 학생들은 모두 아연실색했다.
학생들은 교원들도 모두 자신들과 똑같은 심정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남학생이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질문했다.
"교수님이 창립자를 모시는 데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는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단지, 소카대학교와 종교 단체인 창가학회는 별개라는 말입니다. 그런 곳에 창가학회 회장인 야마모토 선생님이 오신다는 건 사회적으로 어떻게 볼 지 신중하게 생각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말해 주고 싶을 뿐입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창가학회는 여러 가지로 비판을 받아 왔지요. 대학의 사회적인 이미지라는 면에서도 조금 거리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말이죠."
"그럼 여쭙겠습니다만, 교수님은 창립자의 정신에 찬동하여 소카대학교에 근무하는 것이 아닌가요."
"찬동하지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교단과 대학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에요. 또, 교수들 중에는 창립자는 대학을 만든 것으로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요."
다른 남학생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그런 말을 합니까!"
"개인의 이름은 말할 수 없어요."
여학생이 소리치듯이 호소했다.
"저는 창립자가 대학에 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교수님들의 발상 자체가 근본적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야마모토 선생님의 인간 교육에 공감하여 소카대학교에 왔습니다. 좀 더 말씀드리면, 야마모토 선생님의 인격을 접하며 가르침을 받고 싶어 입학했습니다. 아니,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야마모토 선생님을 스승으로 우러러 받들고 소카대학교에 모였습니다.
창립자께서 올 수 없는 그런 대학이 도대체 세계 그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그런 대학이라면 제가 소카대학교를 선택한 의미는 완전히 없어지고 맙니다."
어느 결에 그 여학생의 눈에 눈물이 글썽해졌다.
여학생의 이야기를 이이받듯 다른 남학생이 말했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종교 단체와 대학은 제도적으로 구분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학회와 소카대학교는 제도상 명확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런 상태라면 야마모토 선생님이 창립자로서 대학에 오시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지 않습니까!
또, 야마모토 선생님은 불법자(佛法者)이니까 선생님의 교육 이념 밑바탕에 불법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찌기 삿포로농업학교에서 클라크 박사가 실시한 청년교육은 잘 알려져 있는데 그 박사는 경건한 기독교도였습니다. 그래서 그 인격교육의 근본이 된 것은 기독교 정신입니다.
소카대학교로서는 창립자가 제시한 건학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하루속히 창립자를 대학에 모시고 그 교육이념과 인간철학을 더욱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원은 학생들의 기세에 압도당한 모양이었다.
"자내들의 의견은 알았는데 교수들 중에도, 사회에도 여러 시각이나 생각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럼, 난 이만!"
교원은 도망치듯 교실에서 나갔다.
한 학생이 격앙하여 말했다.
"우리와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진 교원도 있다니, 이래서는 대학에서 창립자를 모시기는 어렵겠구나..."
"그렇다면 우리 학생들이 야마모토 선생님을 모시면 되는거야. 학생들의 총의라면 트집을 잡을 만한 근거는 없어."
"창립자 야마모토 선생님을 소카대학교에 초대하자!"
그 기운은 날이 갈수록 학생들 사이에 넘쳐났다.
'부디 소카대학교에'라는 소카대생들의 편지도 많아졌다.
8월에 총본산에서 열린 대학부 하계 강습회.. 신이치는 강가의 자갈밭에서 대학부 대표들과 수박을 먹으면서 간담했다. 그 때, 한 대학부 멤버가 결심한 듯이 말했다.
"선생님, 실은 부탁이 있습니다. 소카대학교에 와 주십시오!"
소카대생이었다. 그 말에는 한결같은 마음이 넘쳐흘렀다.
"뭔가 있나요?"
소카대생은 대답이 궁해졌다. 다 함께 '야마모토 선생님을 대학에 모시자'라고 서로 다짐하기는 했지만 무슨 일로 초대할 지는 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그는 학우들과 나눈 대화에서 '대학 축제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을 생각해 내고 말했다.
"대학 축제를 합니다."
"언제 하지요?"
"... 가을입니다."
날짜도 아직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막연히 대답했다.
"모두 열심히 하고 있나요?"
"네, 활기에 넘쳐 있습니다. 선생님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았습니다. 학생 여러분의 초대라면 나는 반드시 가겠습니다!"
소카대생의 얼굴이 빛났다.
그 학생은 하계강습회를 마치고 쏜살같이 대학으로 향했다.
창립자에게 대학 축제를 개최한다고 말해 버렸는데, 아무 것도 구체화되지 않은 터였다. 모두 그저 희망을 말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립자가 '반드시 가겠습니다'고 말한 것이다. 이제는 '뒤로 물러설 수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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